일기

250611

맥주조아 2025. 6. 11. 01:11

저번주 지옥 속에서 살았다. 5월의 지옥은 그냥 앞으로 내가 감내하면서 살면 벗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번 지옥은 내가 잘못하지도, 내가 어떻게 할 수도 없는 지옥이었다. 그나마 친구들이 달래주려고 불러서 연휴 중 2일은 버텼다. 그리고 나머지 2일은 꽃보며, 바다 보며 걸어서 어떻게든 버텼다. 월요일은 좀 힘들었지만 어떻게든 꾹 참았다.

 

하지만 오늘은 너무 힘들었다. 출근하고 후배와 C랑 엮이고 싶지 않아 바로 점심식사하러 나가고 아무도 없는 빈 자리에서 묵묵히 혼자 일했다. 이대로라면 오늘은 잘 넘길 수 있을 거 같았다. 오늘은 미팅이 2건이 잡혀있어서 오늘 할 일을 부랴부랴 했었다. 그러다가 첫 번째 미팅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서, 두 번째 미팅 전 자료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급한 마음에 어떻게든 처리하고 있었는데, 대표님이 앞으로 여러 프로젝트에 관여하게 될 예정이니 이제부터 전체회의는 네가 주관하라고 하셨다. 안 그래도 정신없이 긴장을 억누르며 자료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떠맡겨지니 심장이 쿵쾅쿵쾅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강한 불안감과 초조함, 긴장감이 엄습했다. 손이 덜덜 떨리는 게 눈에 보일 정도로. 사실 별거 아닌 일인데, 이 정도로 과하게 반응하는 나 자신에게 무척 놀랐다. 그리고 회의에 참석했는데 내 맞은편에 후배가 앉았다. 극도의 긴장과 불안감 속에서 아직 화가 풀리지 않은 상대를 마주 보니 불안정한 마음이 더욱더 날뛰기 시작했다. 회의는 2시간 동안 이어졌고, 나는 그 시간 내내 엄청난 지옥 속에 있는 것 같았다. 회의가 끝난 후 다시 자리로 돌아가 오늘 업무 마무리 중이었는데, C가 와서 업무적으로 궁금한 것들은 내게 물어왔다. 겨우 혼자 진정시킬 시간이었는데 역시 화가 풀리지 않은 상대가 오니 다시 심장이 날뛰기 시작했다.

 

난 계속 회사를 다닐 수 있을까? 난 계속 지옥 속에서 살아야 하는걸까? 나는 이렇게 힘든데 왜 저들은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있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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