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이후 C직원과 후배의 일로 계속 지옥 속에서 살았다. 정말 여러 감정들이 교차했다. 가뜩이나 요즘 감정기복이 심한테 이 일로 너무 화가 나서 회사에 말해서 둘을 망신 주고 분위기를 한번 망쳐볼까, 그리고 C직원의 와이프에게 말해서 의심의 씨앗을 심어둘까... 하지만 높은 확률로 그 둘은 회사에서 해고당하지 않을 것이다. C는 회사에서 굉장히 필요한 존재이고, 후배는 대표가 직접 고용한 사람이기 때문에 안고 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을 것이다. 둘에게 어떤 제약이 생기겠지만, 해고당하진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둘이 정말 불륜을 저지르고, 그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잡은 것도 아니고, 정말 관대하게 술자리 실수라고 넘어갈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말을 회사에 한다는 것은 나는 사직서를 내고 할 행동이기 때문에, 당장의 내 화는 풀릴지언정 장기적으로 볼 땐 내가 제일 큰 피해를 입는다.
며칠 지나면서 여전히 화는 나지만, 점점 이성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최선의 방법은 저들을 업무연락 외엔 다 무시하고 관계를 끊어내는 것이다. 나도 그렇게 해야겠다고 점점 결론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그래서야 내 울분이 풀리지 않는다. 저들의 행동 때문에 내가 받은 스트레스는 어떻게 풀어야 하지? 이번 일은 정말 평생 응어리로 남을 것 같다. 그렇다고 갑자기 둘을 모아두고 이야기하기엔 꼴이 우습다. 그냥 말을 안 하고 넘어가면 저 둘은 날 이상한 놈이라 생각하고 같이 무시하겠지. 사실 이 것도 그냥 내 입이 아깝다는 생각으로 다 무시하고 넘기기만 하면 된다. 근데 난 억울해서 그걸 못하겠다는 게 문제다.
게다가 이제부터 슬슬 시작해서, 6월말부터는 저 둘과 본격적으로 업무 이야기를 주고받아야 한다. 나는 내가 상처받지 않도록 감정을 다스리며 저들과 업무 이야기를 하는 게 가장 큰 숙제가 되어버렸다. 그러기 위해선 둘에 대한 생각 자체를 끊어내고, 집중을 다른 곳으로 돌릴 무언가가 필요하다. 회사에 대한 감정을 다스리며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 하고, 둘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면서 그동안 잃어버렸던 나를 다시 되찾아야 한다. 우울증과 싸우면서.
해낼 수 있을까...? 솔직히 내가 얼마나 더 상처받고 피폐해질지 상상도 못하겠다. 저 둘 때문에 다시 퇴사하는 건 나를 위하는 일도 아니고, 자존심이 상해서 싫은데, 퇴사라도 해야 하는 걸까...?
내 정신도 정상이 아니고, 이런 일이 계속 생기니까 이젠 내 생각이 객관적으로 봐도 타당한지 의심하는 것을 넘어서, 내가 본 게 맞는건지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